■ 청도 복호산
■ 2017. 04.30
■ 복호산·지룡산
복호산·지룡산은 명칭과 표석 위치를 놓고 산꾼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당초 지룡산 표석이 있던 자리에 어느 날 복호산 표석이 들어서고, 지룡산 표석은 옆 봉우리로 옮겨진 이후의 일이다.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도 표기되지 않은 낯선 복호산 명칭을 놓고 산꾼들은 "뜬금없다", "듣도 보도 못한…" 따위의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고도 표시까지 헛갈리지만 표석 주변에는 어떠한 설명도 제공되지 않으니 적지 않은 혼란이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 이 마을의 김성곤(72) 씨는 복호산 명칭이 고장에서 오래 전부터 쓰던 것이라고 했다. 즉, 호랑이가 누운 형세를 딴 것이라는 얘기다. 아닌 게 아니라 툭 튀어나온 거대한 암릉이 머리라면 칼날 능선으로 불리는 유장한 산줄기는 호랑이의 등허리쯤 되겠다.
그렇게 미루어 짐작해보니 운문사 범종루에 붙은 편액 '호거산 운문사(虎踞山 雲門寺)'가 그럴 듯하게 연결된다. 호거(虎踞)란 호랑이가 웅크리고 앉은 모양을 말한다. 또 운문사 앞 장군평 너머 거대한 바위인 호거대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금방이라도 일어나 포효할 듯한 기세로 꿈틀대는 산세! 호랑이의 등에 올라 탄 기호지세(騎虎之勢)에서 비롯된 명칭들인 것이다.
견훤의 탄생 설화에 기원을 둔 '지룡' 명칭으로 알려져 있던 이 산줄기는, 그래서 앞으로 '복호산·지룡산'으로 불러주는 게 옳겠다. 복호산의 산정이 더 높은데다 주민들이 부르던 명칭을 살린 표석이 이미 설치된 현실을 인정해야 할 상황인 것이다.
호랑이가 웅크리고, 용이 도사렸다면, 금세 영화 '와호장룡(臥虎藏龍)'이 떠오른다. 비슷한 의미로 웅장한 산세를 일컬을 때 호거용반(虎踞龍盤)이라고도 했다. 그러니 '복호지룡'은 영웅과 전설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인 셈이다.
▣ 복호산, 자룡산 등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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