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바래봉을 다녀와서
일 시 : 2005. 5. 15(일요일)
장 소 : 지리산(정령치->고리봉->세걸산->새동치->부운치->팔랑치->바래봉)
참가인원: 서창수 회장님외 35명
사진 용량이 많아 불러오는데 시간이 좀 걸립니다....
바래봉(1165m)~~~
지리산자락을 따라 북서쪽 능선 끝자락에 솟아 있는 바래봉 ~~
바래봉이란 이름은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놓은 것 같다 하여 붙여졌다 한다
매년 5월이면 철쭉제가 열리는 '천상화원'으로 온 산이 연분홍빛 철쭉꽃으로
물들이는데. 바래봉 철쭉은 다른 어느 산의 철쭉꽃보다 화려한 편이란다..
그 이유는 바래봉 철쭉은 주능선에는
나무가 거의 없는 푸른 초원이 펼쳐진 능선 한가운데서 피어나기 때문이며.
푸른 초원 위에 연분홍빛 철쭉이 더욱 화사하게 돋보이는 것이
바래봉 철쭉의 매력이란다
10 : 40
산행 들머리인 지리산 서북능선에 있는 정령치(1177m)에 도착했다.
정령치는 '기원전84년 마한의 왕이 변한의 침략을 막기 위해
정장군으로 하여금
성을 쌓고 지키게 하였다는 데에서 유래하였다는 곳'이 란다!
그래서 그 산세가 가히 험준함을 실감케 증명해주고 있었다.
인원점검이 끝나고.. 단체 기념 사진을 찰깍 한후,
정령치에서 만복대를 등 뒤로 두고 고리봉으로 올랐다.
산행로가 겨우 한사람 다닐 만큼이어서..
여유있게 앞서거니 뒤서거니는 할 수 없어,
앞사람이 지나야만 통과할 수 있는길이
답답하게 느껴진다...
생각보다는 산행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여겼는데..
조금씩 밀리기 시작하면서 되돌아 오는 사람도 있다.
작년 가을 설악산 대청봉 가던 길이 생각이 나면서,
나도 모르게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햇볕이 내리쬐는 늦은 봄 햇살이지만 천천히 오르니 땀도 나지 않았다.
11 : 04 고리봉도착(1304m)
주위를 둘러보니 역시 지리산 답다.
뒤로는 만복대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노고단과 반야봉이 보인다.
반야봉의 봉우리의 부드러운 곡선이 엄씨 아줌씨의 00를 닮았다는 말에
자기는 그것보다는 더 예쁘게 생겼단다..
내가 보기에는 반야봉이나 00 나 비슷하구먼.
궁뎅이 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는데...........아쉽다 아쉬워...
길 중간 중간에 성터의 흔적을 보니 성터였다는 실감이 난다.
사람들로 인해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길게 늘어서서 오르는 모습들 내려오는 모습들....
누가 누구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알록달록한 모습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빈부격차, 지위고하를 구분 지울 수 없는 모습들
산에서는 모두가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니
어느 스님의 글귀가 떠오른다.
‘알몸으로 태어나 옷 한벌 얻었으니 그만이고
빈손으로 태어나 이만큼 채웠으니 그만 이련만...
부귀 공명 꿈을 꾸고 권세 영광을 누리려니
세상만사가 다 헛되이 보이지 않는가...
조금만 마음을 비우면 새털구름 만큼이나 포근하고,
매미 울음 만큼이나 시원할 터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욕심을 비워내면 ,
살아 볼만한 세상인데...
투명한 햇살 가슴에 퍼 담으면 세상이 환해 보이고
잔잔한 작은미소 얼굴에 피우면,
오늘 하루도 즐거워지는 것을...‘
지천명 인생이 되어서도 아직은 이렇게 살아 보니 못했으니
내 마음의 수양이 부족하고, 덕이 부족하기 때문이려니...
오늘은 산대장님이 이상형을 찾았는데 진주 청산산악회란다.
ᄏᄏᄏᄏᄏ
따라 가는 모습이 예사롭지가 않고 작업 진행 중이란다.
어느분의 말씀.........
마음산 대장님이 저러니 우리는 오늘 낙동강 오리알 될 것이라며 걱정이다.
오리알 될 때는 되더라도 잘 해보슈,,, 전국구 산대장님,....
쉬엄쉬엄 가노라니 땀도 나지 않는다.
그래도 지리산의 절경을 마음껏 볼 수 있으니 참 다행이다 싶다.
산길만 가다보면 주위 경관은 언제나 그냥 지니치는데 오늘은 지리산의
면면을 세세히 볼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였다.
어여쁜 여성회원님들 사진만 찍는다고 고함치시는 성님,
“내가 미쳤수 돼지 같은 남자들 사진 찍어서 뭐할라꼬,....?”
“ 내 눈이라도 즐거워야지”
오늘도 새로운 이상형을 찾으신 경본성님!
산대장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경본 성님은 발바리 란다.
발발그리며 아무곳이나 찌르고 달라 붙는다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지만 웃고 즐기며 가노라니
그렇게 지겨운 줄도 모른다.
마산의 이상형을 두고 광우성님 경본 성님
동상들 보는 앞에서 또 어르릉 거린다.
ᄏᄏᄏᄏᄏ 그놈에 이상형이 무었인지......
성님 나중에 다시 태어나면
여자들만 사는 아마조네스 마을에 태어나슈~~
몇굽이를 오르락 내리락 했는지,
그럴 때 마다 저 멀리 지리산의 여러 봉우리가 보인다.
또한번 엄씨 아줌씨의 죄 없는 궁뎅이만 구박 받는다.
ᄏᄏᄏᄏᄏᄏ
"아` 반야봉이 저렇게 둥그렇게 생겼네..
엄씨 아줌씨의 궁뎅이 보다는 훨씬 날씬하구먼.."
그놈 참 잘 생겼네 그려...
그래도 넝청스럽게 받아 넘긴다...
궁뎅이 하면 자기도 한 궁뎅이 한다고,,.. 반듯하지.... 균형 잘 잡혔지...
그말에 광우 성님 할 말을 잊고
“ᄒᄒᄒᄒᄒᄒ” 하고 말았다.
13: 10분
세걸산 (1305m) 도착.. 생각보다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지리산 자락의 능선계곡 하나하나가 또렷하게 보이는데
날씨가 좋은게 천만다행이다 싶다.
주위는 온통 산등성이의 연속이며, 바로 앞에 반야봉이 보인다
"아` 반야봉이 저렇게 둥그렇게 생겼네. ..둥그렇게 아주 동그랗게
반야봉에서 흘러내린 심마니 능선과
그 밑으로 달궁계곡이 소박하게 다가와 있었다
저멀리 천왕봉으로 부터 노고단까지
그리고 방금 떠나온 고리봉 그 곳까지...
매번 산행하면서
정작 내가 밟고 오르는 그 봉우리 자체를 보지는 못했는데
이렇게 외부에서 그동안 올랐던 봉우리들을 볼 수 있는 것이
이곳 산행 코스가 주는 색다른 즐거움인 듯 하다.
아래에 보이는 헬기장에서 점심을 먹자는 약속을 하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내려오는 곳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고 있는데...
배가 꼬르륵한다.
13 : 20분
세걸산을 출발한지 10여분만에 도착한 새동치(1120m)
새동치(헬기장)에 도착하니 우리 일행이 앉을 만한 자리가 없다.
산대장을 비롯한 몇분은 다른 자리를 찾아 내려가고
나머지는 우리를 위해서 자리를 비워준 고마운 분들의 덕택에
비좁게 둘러 앉아서,
생의 즐거움 중의 하나인 점심시간이 시작되었다.
진한씨의 맥주 한순배가 돌고 광우성님,
양사장님 복분자가 한순배 돌고.....
새끼 손가락만하면서 시커먼 .. 쪼그랑텡이 같은
고추 짱아치 하나를 손에들고
회장님 고추라고 공개하는 광우 성님.....
회장님 고추가 그렇게 생겼는지는 처음 알았다는 산울림 님....
남의 입에 들어가고 있는
고추 젓갈 쌈을 보고 맛있겠다고 말하니....
입에 들어가던 것을 도로내어 살며시 넣어 주던 사람들...
그걸 독수리 병아리 채듯 얼른 받아 먹는 회장님... 황부회장님...
참 얻어 먹는 방법도 여러가지 구먼....
유부초밥을 정성스럽게 사오셔... 맛보여 주신 일몰님...
부실한 우리를 위해서 한달 먹을 양식을 털어서 도시락을
사오신 이기숙 전 사무국장님...
감사 감사 또감사~~
그런데 팔뚝만한 마를 가져왔다고 자랑하신
몸과 마음이 예쁘신 영애씨..그 마는 어데로 가뿟노.
어느 누구랑 맛있게 냠냠하셨나?
자랑을 하지 말든지....
생각보다 시간이 지체되어 서둘러 출발이다.
14 :50 부운치(1123m) 도착.
부운치를 통과하고 잠시후 오르막 길을 올라 서 보니
철쭉군락지가 한눈에 들어 온다.
'고생 끝 행복 시작'이라고 등산로도 제법 넓게 열려있고,
온산이 붉게 물들어 있는
철쭉의 군락지가 여기 저기 보이지 시작한다.
내리막을 내려오면서 그 누군가가 말했다.
좀 쉬어 가자고...
그러지 뭐....
달도 차면 기울고,
해도 때가 되면 저리 서산으로 기우는데.
우리네 인생도 거의다 빈손으로 가는 인생.
지고 갈건가... 이고 갈건가?
썰물때 쉬엄쉬엄 쉬어가세나.
자네나 나나 어차피 한줌의 재로 돌아갈 몸
물길따라 세월따라 떠도는 나그네일 뿐일세...
이런 좋은곳에서 어느 분의 무엇과 닮았다는 둔덕에서
모두가 잠시 쉬고 가자고
그늘에 자리를 잡고 마지막남은 과일을 깎아서 한조각씩 입에 넣고 있는데
경본성님이 도착하면서 왈 .. 오늘은 나도 믿을 수 없단다.
ᄏᄏᄏᄏᄏᄏ
난 아무 죄도 없는데.. 이상형과의 작업이 신통찮았나 보다.
팔랑치의 철쭉....
지금까지의 산행로와는 판이하게.
넓직한 구릉지대의 길은 마치 시골길 처럼 부드럽고 친근감이 있어
고향길을 걷는 느낌이다.
팔랑치를 통과하면서도 바래봉 가는길,
만개는 아니지만 철쭉이 꽃 바다를 이루고 있었고
꽃 바다에는 철쭉을 구경나온 사람들로
시장통을 방불케 하고,
넓다란 초원과 함께 형성된
철쭉군락은 멋진 모양의 전나무들과 ,
어우러져 있어 꽃동산을 연상케 했다.
철쭉꽃 화원과, 푸른 초원과
전나무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 평원
철쭉꽃 앞에서 여러 사람들이 각각 나름대로
멋진 폼을 잡고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원래 종축장의 초지로 조성된 이곳은 면양과 소들이
다른 나무의 새순들을 모조리 먹어치우는 바람에 독성이 있는
철쭉나무만 남아 철쭉명소가 된 곳이란다.
지금은 종축장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산하고 없다.
바래봉을 향하여 철쭉의 고운 모습을 뒤로 하고 열심히 걷다가
가지런히 심겨져 있는 나무들을 보고 그래도 이런 곳에도
투자좀 했다고 입장료 1400원 받는 것을
너그럽게 용서해주시는 엄씨 아줌씨....
오늘 따라 붙어 다니던
이씨아지메 손씨아지메 어디두고 외롭게 외롭게,
혼자서 선두에 서서 걷더니만 마음도 꽤나 넒어 지셨네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을 좀 달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
모두들 물이 없는지 그냥 지나친다.
아껴 두었던 물을 드렸더니 한모금만 남기고 꿀꺽꿀꺽 마시고는
고맙다는 인사도 없다.
우리에게도 남은 마지막 물이였는데...
바래봉 밑에 있는 시원한 샘물을 마실 수 있다는 생각이
야속한 마음을 접어 두었다
지리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안내판이 있다.
안내판과 실제모습을 비교해 보니..
우리가 오른 오른쪽 고리봉에서 부터... 만복대..노고단,...반야봉등
지리산의 수많은 봉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왼쪽 끝자락에는 천왕봉의 모습까지 보이는데,
정말로 대단한 광경이다.
운봉갈림길에서 샘물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샘물에는 물을 얻기 위해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는데 한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겠다.
어쩔수 없이 그냥 바래봉을 오르는데..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초여름같은 날씨에
나무 한 그루 없는 가파른
길을 올라가는 발걸음이 여간 힘들지 않았다.
내가 살아온 길이 이렇게 힘이 들었을까 ?
남들은 어떻게 살아 왔을까.
누구나 이런 나이가 되면 가끔씩은 사랑이 그리워 질까
문득 문득 삶의 한 가운데서,
허한 느낌으로 바람앞에 서 있을때
축 처진 어깨를 다독이며 포근함으로 감싸 줄 ,
해바라기 같은 친구가 늘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까?
시리도록 투명한 하늘을 바라보며 ,
그곳에서 그리움 하나 가슴에 담고
눈물 한 방울 흘리더라도 천금 같은 미소로 날 이해하는,
꽃 향기 같은 친구가 늘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까?.
남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할 때가 있을까?
바래봉이 눈앞에 보이고 뒤로는.
그동안 걸어왔던 철쭉 군락지가 뒤쪽으로 펼쳐져 있고,
오르는 길이 솜털같은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풀 밭이다.
털썩 주저 앉았다.
어디서 불어오는지도 모르는 시원한 바람..가속 깊이 깊이까지 스며든다.
초록 풀밭과 언덕 그리고 그 위로 하늘...
그 가운데로 망망대해를 흐르는 것 같은 구름 한조각
한폭의 그림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바람에 하늘 거리는 모습이 내 자신의 마음까지도
부드럽게 만드는 것 같았다
16 : 10 분
바래봉 정상이다.
바래봉이란 이름은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놓은 것 같다
하여 붙여졌다 한다
이름의 유래와 같이 바래봉의 주능선은 둥그스름하고
부드러운 능선을 펼치고 있어
산행은 마치 공원을 산책하는 듯 편안했다
하지만 바래봉 정상에서 보는 지리산 정말로 장관이다.
좌우로 놓인 마을의 경관이 고향집 같고 정겨워 보였다
천왕봉, 노고단, 내가 이름을 알지 못하는 산들...
정상에서 둘러보는 이 기분...
이런 기분을 느껴 보기 위해서 땀을 흘리며 정상을 정복하는지도 모른다.
여기 저기서 찰깍 찰깍 기념촬영을 마치고 하산을 시작했다.
올라왔던 길을 잠시 되돌아 내려와 왔다.
갈림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하는데..
하산길이 영 개똥나발 같은 길이다..
자연의 훼손을 막기 위하여 이렇게 돌을 깍아서
길을 만든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사람들에게는 걷는데 많은 무리를 주는 것 같다고
모두들 투덜거린다...
17: 35분
주차장에 도착하니 먼저 하산한 오부회장님이
벌써 맥주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30여분 후에 모두들 도착하고
소주, 맥주, 돼지수육, 수박파티가 .......
오늘하루도 또 이렇게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을 위해서 수고해 주신
회장님이하 임원짐 여러분들에게 산행에 참가하신 분들의
고마운 말씀을 전합니다.
2005. 5. 16 일 산사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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